Book & Writing7 가을을 노래한 애송시 세편 단풍 - 윤주영하늘 틈새로 밀려온 바람에나뭇잎은 서로 부비며온갖 아름다운 음률로사랑을 이야기 하다가긴 긴 여름동안사랑은 석류 알처럼 영글어어쩔 줄 몰라 하던불붙은 가슴을끝내는가슴을 풀어 헤치고가을 산에 대굴 대굴 굴렀나 보다 시집 2010, 창조문예 2004년 월간 신인상으로 등단한 윤주영 시인의 첫 시집에 실린 작품이다. 직장인으로 살면서 작품활동을 해온 시인은 뒤늦은 63세에 등단하였다. 젊은 시절 몇편의 습작시를 끄적거리다 만 내게 그의 늦깎이 데뷔는 존경스럽다. 불붙는 듯한 가을의 붉은 빛을 이렇게 강렬하게 그린 시가 있을까. 나뭇잎의 부대낌은 사랑의 노래이고, 물든 단풍은 사랑의 결실이다. 뒹구는 낙엽은 쓸쓸한 풍경이 아닌 가슴 풀어 해친 붉은 열정이 된다. 쓸쓸하고 고즈넉한 가을을 불타는.. Book & Writing/Book Review 2024. 11. 5. 더보기 ›› 가을의 동시 한편, <다른 여름> 다른 여름 강지인 작년 여름 할머니 집 마당평상 위에는 동그란 밥상과동그란 부채가 있었고 찐 옥수수 참외 토마토가 수북한명랑한 소쿠리도 있었지 그렇게 시끌벅적한할머니의 여름은 가고 올여름 우리 집돗자리 위에는 할머니 밥상이 이사 오고할머니 부채도 따라왔지만 할머니 약봉지만 수북한할머니 소쿠리는 우울했지 그렇게갑자기 할머니의 다른 여름이 찾아올 줄 몰랐지 출처 : 격월간 동시 전문지 동시마중> 제87호 2024.9.10월 할머니의 동그란 밥상과 부채처럼 할머니는 동그란 얼굴과 미소를 띠고 있었을 것이다. 마실 온 동네 할머니들과 심심풀이로 드시거나 손주들 손에 쥐어주셨을 먹거리들 대신에 소쿠리엔 이제 약봉지만 수북하다. 풍성하고 명랑한 여름이 가고 쇠약해진 할머니의 다른 여름, 아니 저무는 가을이 온 것이.. Book & Writing/Book Review 2024. 10. 29. 더보기 ›› [Book Review] 휴가와 여행 중에 읽을만한 책, 행복의 지도 (2) 도서 기본 정보 (교보문고)저자 / 역자 : 에릭 와이너 / 김승욱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03일출판사 : 어크로스쪽수 : 528쪽원서명/저자명 : The Geography of Bliss/Eric Weiner분야 : 교양철학가격 : 16,200원(교보문고 온라인몰, 7월 11일 기준) 행복한(?) 나라들의 행복한 단면몰도바, 행복은 저 너머에 있다몰도바는 매우 생소한 나라이다. 구소련 연방에 속했던 루마니아 인접국으로 동유럽의 작고 가난한 나라이다. 최근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인들의 피난국이자 러시아의 다음 타겟이 될지 모른다는 소식으로 알려졌다. 몰도바 편의 제목은 ‘행복은 여기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것이다’이다. 엄청한 매니아들을 만들어낸 오래된 미국 미스터리/공포 T.. Book & Writing/Book Review 2024. 7. 17. 더보기 ›› [Book Review] 휴가와 여행 중에 읽을만한 책, <행복의 지도> (1) 도서 기본 정보 (교보문고)저자 / 역자 : 에릭 와이너 / 김승욱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03일출판사 : 어크로스쪽수 : 528쪽원서명/저자명 : The Geography of Bliss/Eric Weiner분야 : 교양철학가격 : 16,200원(교보문고 온라인몰, 7월 11일 기준) The Geography of Bliss)>, 소개와 총평나는 이 책을 펜데믹이 한창인 2021년 가을, 가족과 떠난 안식월 여행에서 읽었다. 회사가 제공해준 10년 근속 기념 유급 안식월은 매우 감사한 혜택이었지만, 하필 시기가 COVID 19 펜데믹의 와중이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아내, 아들과 함께 제주도 한달살이에 나섰다. 제주도라고 감염 위험이 없지는 않았지만 사람 많지 않은 해변가 숙소에 처박.. Book & Writing/Book Review 2024. 7. 11. 더보기 ›› 창작 동화 : 파랑이의 바다 섬마을 작고 푸른 바다에 파랑이가 살고 있어요. 파랑이는 바위섬 옆에서 수줍게 일렁이다 까만 밤이 오면 스르르 잠이 드는 어린 파도랍니다. 파랑이는 늘 생각합니다. ‘나는 어디서 왔을까, 누가 나를 이렇게 흔드는 걸까?’ “나도 여기서만 살아서 잘 모르지만 너를 흔드는 건 바람이라는 친구들이래.” 하나밖에 없는 친구 바위섬이 말했어요. “저번에 내 옆을 스쳐간 바람이 알려준 건데, 살랑살랑 부는 작은 바람도 있지만 아주 쌔고 무서운 바람들도 많대.” “그 바람들은 큰 파도를 움직여 사람들의 마을을 휩쓸기도 하고 큰 배도 집어삼킨대.” 파랑이는 조금 무서웠지만 그래도 힘 쌘 바람을 만나 넘실넘실 춤도 추고 넓은 바다로 가서 친구들도 만나고 싶었어요. 살랑살랑 부는 바람에 파랑이의 마음은 조용히 일렁거렸어.. Book & Writing/글쓰기 2024. 6. 18. 더보기 ›› 자작시 "여름 산책" 대학생 때 시라는걸 쓴적이 있다. 나이가 드니 감상적인 성격이 다시 강해지나? 아들 덕에 백년만에 시 한편 써본다. 부끄럽지만..여름 산책 숑숑파 작타들어가는 여름낮아스팔트길 모퉁이에쨍하고 민들레가 피었다뒤늦은 우리 샛노란 꿈처럼곧 말라버릴 거야라고 중얼거리는데다섯살 아들이 말한다민들레는 월화수목금토일 피고월화수목금토일 지고그리고 다시 피어모질게도 삶은 다시 쨍하다노랗게 타오르는 네 미소처럼 Book & Writing/글쓰기 2024. 5. 14. 더보기 ›› 월터 휘트먼의 시 "나 자신의 노래 (Song of myself)" 영화 하버드 졸업반에 대한 기억[하버드 졸업반(With Honors, 1994)]이라는 꽤 감동적인 영화가 있다. 이 영화에 월터 휘트먼의 “나 자신의 노래”라는 명시가 등장한다. 필자의 애송시이기도 하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죽음을 앞둔 노숙자 사이먼(조 페시 분)은 하버드생 주인공과 친구가 되어 모범생들이 알지 못하는 인생의 지혜와 아픔을 전해주고 그들의 품에서 숨을 거둔다. 그는 학생들이 읽어주는 자신의 애송시를 들으며 평안히 눈을 감는다. 이 시는 동전의 양면처럼 알 수 없는 우리의 마음, 그리고 인생에 대한 노래이자 변치 않는 자연과 자신을 동일시하려 했던 시인의 기도였던 것 같다. 훠트먼의 시 "나 자신의 노래" 월터 휘트먼 Walter Whitman(1819~1892, 미국)시집 풀잎 (Lea.. Book & Writing/Book Review 2024. 5. 14. 더보기 ›› 반응형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