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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assical Music8

[거장을 기억하다] 첼로의 혼, 파블로 카잘스 바흐, 첼로, 그리고 파블로 카잘스첼로의 역사로 불리는 파블로 카잘스(Pablo Casals, 1876.12.29 ~ 1973.10.22)의 서거 51주년이 다가온다. 올해는 또다른 첼로의 거장인 야노스 스타커(Janos Starker)의 탄생 100주년으로 국내외에서 감상회 등 행사가 있었지만, 필자는 카잘스의 기일을 더 선명히 기억한다.  오르가니스트였던 아버지로부터 음악을 배우고 11살 무렵부터 본격적으로 첼로를 연주한 그는 마드리드 교향악단과의 협연, 카잘스 트리오 활동 등 어린시절부터 전형적인 천재 연주자로 성장하였다. 카잘스를 첼로의 거장으로 우뚝 서게 한 곡은 역시 바흐의 [무반주 첼로 모음곡]이다. 13세 소년이던 카잘스는 헌책방에서 우연히 이 곡의 악보를 발견하여 무려 12년간 이 곡을 .. Classical Music 2024. 10. 16.
가을을 기다리며 듣는 주옥같은 피아노 소품들 (2) 바흐(Bach), 시칠리아노Johann Sebastian Bach, Flute Sonata in E Flat Major, BWV 1031: II. Siciliano (편곡 Kempff) 바흐의 [시칠리아노(Siciliano, BWV 1031)]는 플룻과 하프시코드를 위한 3개의 소나타 중 2악장의 이름이다.따라서 플룻이나 하프시코드 작품도 많지만, 독일의 전설적인 피아니스트인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 1895~1991)가 피아노 버전으로 편곡한 후로 피아노 독주곡으로도 많이 연주되고 있다. '시칠리아노'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섬 농민들의 춤곡에서 유래하여 바흐가 활동한 바로크 시대부터 유행한 장르이다. 특징은 느리고 우아한 선율미인데, 바흐의 [시칠리아노]에서 이런 특징이 잘 드러난다.특히 .. Classical Music 2024. 9. 13.
가을을 기다리며 듣는 주옥같은 피아노 소품들 (1) 기후변화의 영향으로 늦더위가 이어지고 있지만 마음은 가을로 향해 간다. 아침저녁으로 서늘한 바람을 느끼며 음반을 고른다. 가을의 침잠과 가장 어울리면서도 명상적인 4곡을 골랐다.  슈베르트 즉흥곡 3번Franz Schubert, Impromptu Op.90, No.3 D 899, G flat major  슈베르트의 즉흥곡은 8곡으로 구성된 피아노 독주 소품으로 1827년 작곡되었다. 4곡씩 2묶음으로 출판되었는데, 첫번째 세트(Four Impromptus, D. 899, Op. 90)의 1번, 2번곡은 슈베르트 생전에 출판되었고 3번, 4번곡은 사후 1857년 출판되었다(두 번째 세트 4곡은 D. 935, Op. post. 142로 분류되어 있다). D.#는 도이치 번호로 작품번호를 말하는데, 슈베르트의.. Classical Music 2024. 9. 10.
명반 리뷰 : 베토벤 교향곡 5번, 장엄하고 어두운 케겔의 명연주 영원히 추앙받을 명곡 중의 명곡, 베토벤의 교향곡 5번베토벤 교향곡 5번 Op.67 [운명] - 헤르베르트 케겔 지휘, 드레스덴 필하모니, 1989 일본 실황 음반음반판매 사이트(2023년 재발매반) 베토벤(Ludwig van Beethoven)의 교향곡은 클래식 음악을 즐겨 감상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유명하고 인정 받는다. 베토벤이 남긴 명곡들은 피아노 소나타, 피아노 협주곡, 현악 4중주, 바이올린 소나타 등의 장르에도 많지만, 역시 대표 장르는 교향곡이다.  그가 남긴 9개의 교향곡은 그 자체로 인류의 보물이자 작품성과 인기 모든 측면에서 최상위를 차지하는 걸작들이다(실제로 교향곡 제9번 [합창]은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되었다).  베토벤의 교향곡 중 가장 인기 있고 자주 연주되는 .. Classical Music 2024. 7. 3.
브람스 : 6개의 피아노 소품 중 2번 인터메조 Johannes Brahms6 Piano Pieces Op.118No.2 Intermezzo in A major  브람스의 [6개의 피아노 소품](6 Piano Pieces Op. 118)은 1892년에 작곡된 만년의 작품이다. 이 중 가장 유명한 2번 "Intermezzo in A major"는 그의 낭만적이고 지성적인 면모가 잘 반영된 아름다운 피아노 소품이다.짧은 소품이지만 이 곡은 교향곡 못지 않은 브람스 특유의 중후한 고전미와 함께 어찌보면 현대적이고 세련된 서정도 담겨 있는 듯하다.  미국 피아니스트 반 클라이번(Van Cliburn)의 30대 젊은 시절 연주는 원숙한 비르투오소들보다 풋풋하고 정겹다. 언제나 이 곡을 들을 때면 인생을 마감해가는 브람스의 회한과 상념이 깊게 느껴진다.  Van.. Classical Music 2024. 5. 16.
슈베르트 : 피아노 소나타 21번 브람스가 가을의 고독이라면 슈베르트는 겨울의 방랑이다. 그의 가곡과 피아노 독주곡들은 쓸쓸하지만 자유롭고 낭만적이다. 31세의 짧은 일생을 가난과 병마에 시달리던 그가 죽기 몇달 전 마지막으로 남긴 피아노 소나타 3곡(19~21번)은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 최고의 명곡들이다. 특히 마지막 곡인 21번 B플랫 장조의 아름다움과 완성도는 베토벤의 소나타에 비견될 만하다.  이 곡의 명연주로는 슈베르트 스페셜리스트라고 칭해지는 알프레드 브렌델(Alfred Brendel)과  빌헬름 켐프(Wilhelm Kempff), 그리고 리히테르(Sviatoslav Richter)의 연주가 주로 꼽힌다.  서정적인 브렌델의 연주도 좋지만, 슬픔과 열정으로 깊게 타건해 가는 리히테르의 1972년 프라하 실황 연주는 이 곡에 대.. Classical Music 2024. 5. 16.
라벨(Maurice Ravel): 피아노 협주곡 G장조 라벨은 볼레로와 같은 관현악 곡이 유명하지만 세련되고 현대적인 인상주의 피아니즘의 대가이다.1931년에 작곡된 피아노 협주곡 G장조(Piano Concerto in G major)는 그의 대표작 가운데 하나이다. 다소 실험적이고 현대음악적인 1, 3악장과 달리 적요한 분위기의 완서 악장인 2악장 'Adagio assai'는클래식 음악이 선물하는 고귀한 명상의 순간으로 늘 사랑 받는다.  전통적인 명연인 미켈란젤리나 프랑스 출신 피아니스트들의 연주도 좋지만, 마르타 아르헤리치(Martha Argerich)와 아바도(Claudio Abbado)의 연주를 빼놓을 수 없다. 아르헤리치와 아바도가 이 협주곡을 협연할 당시의 사진을 보니 그녀는 지금의 할머니 포스와 달리 아름답고 세련된 모델 같은 모습이다. Mau.. Classical Music 2024. 5. 15.
브람스: 자장가(Wiegenlied) Op.49 No.4, 1868 아이에겐 평화를, 어른에겐 힐링을 선사하는 음악아직도 가끔 자장가를 들으며 잠을 청한다.걱정근심에 잠이 들기 어렵거나 유년을 그리워하기 때문은 아니다.자장가가 지닌 소박한 인간애와 치유의 정서 때문이다.바쁘고 복잡한 하루를 마치는 지친 심신에게 이 짧은 위무의 가락이 필요할 때가 있다.가장 널리 애청되는 자장가라면 모차르트, 슈베르트, 브람스의 자장가가 있는데,브람스의 곡을 가장 사랑한다. 이 곡은 브람스가 가까이 지냈던 베르타 포버라는 여인을 위해 만들어진 것인데,포버는 브람스가 함부르크에서 여성합창단을 지휘하고 있을 때 단원으로빈풍의 왈츠를 브람스 앞에서 노래하던 쾌활한 아가씨였다고 한다.(브람스가 그녀에게 사랑의 감정을 느꼈을지도 모르겠다)그후 그녀는 빈에서 결혼했는데 브람스는 그녀가 둘째 아들을 .. Classical Music 2024. 5.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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