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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맛집] 복날의 소울푸드, 거제 능이버섯 닭백숙 맛집

숑숑파 2024. 7.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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엎어질 듯 더운 복날에 먹는 보양식의 즐거움 

내일이 중복이다. MZ 세대들도 복날 챙기는지 모르겠지만, 아재들은 그냥 넘어가지 않는다.
삼계탕이라도 한 그릇 해야 이 무더운 여름을 날 것 같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복날에 보양식을 챙겨먹는 것은 우리나라의 풍습이긴 하지만 과학적이고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초복, 중복, 말복으로 이루어진 삼복(三伏)에서 伏자는 ‘엎드리다’는 뜻이라고 한다. 
人(사람 인) 변에 犬(개 견)자가 붙어 있는데 얼핏 보면 ‘사람이 개고기를 먹는 날’로 오해하기 쉽다. 그저 ‘엎어질 듯이 매우 더운 날’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무튼 쓰러질 것 같이 더운 날 보양식을 맛있게 먹고 회복하는 날 정도로 받아들이자.  
 
기력을 잃기 쉬운 여름에 고단백의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왠지 힘이 나는 것 같다. 
그리고 별다른 명절이 없는 여름철에 초복, 중복, 말복을 기억하고 가족이나 동료들과 맛있는 음식을 나누는 것도 소박한 행복감을 느끼게 한다. 
 
복날 음식이 딱히 정해진 건 아니지만 뭐니뭐니 해도 백숙이나 삼계탕 아니겠는가. 
영화에도 나왔던 흔한 모습이긴 하지만 할머니가 투박하게 백숙을 삶아 손으로 다리살을 찢어 소금에 푹 찍어 먹여주시던 유년의 기억, 친구들과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백숙 국물에 막걸리 한잔 하던 그 왁자지껄한 추억, 그래서 백숙은 소울푸드이다. 

거제의 소박한 동네 맛집, 올능이 능이버섯 백숙

<올능이 능이버섯 백숙> 집은 거제 출장 중에 길을 가다 우연히 발견한 집이다. 거제 아주동 아파트단지 건너편에 위치해 있는데 지인들에게 소문도 안 나있고, 그 흔한 포털 리뷰도 몇개 없다. 

 


메뉴는 닭과 오리 능이버섯백숙과 능이삼계탕, 닭볶음탕 등 보양식이 주류이고 오리주물럭과 낙곱새 등 다양한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동료들과 중복을 앞두고 대표메뉴인 촌닭능이버섯백숙을 먹었다. 촌닭은 토종닭을 쓴다는 것인데 부산 근처에서 공수한다고 한다. 아주 큰 닭은 아니지만 양이 충분하고 질이 좋다. 보통 토종닭을 삶으면 질겨져서 호불호가 있는데, 이 집은 압력솥을 이용해 육질이 부드럽고 잘 떨어진다. 

 


능이버섯이 충분히 올려져 있지는 않지만(사실 능이버섯은 비싸지만 국물용이지 그닥 맛있지는 않다), 약간 검은색이 나는 달큰한 국물맛을 보니 국물 내는 데는 충분히 쓴 것 같다.
고기와 국물이 아주 담백한데, 부추 정도만 충분히 올려져 있어 향긋한 맛을 더한다. 
고기를 거의 먹으면 식힌 찰밥을 주는데 국물에 넣어 죽을 해먹으면 훌륭한 마무리가 된다.
 
주말에 장모님이 백숙을 해주신다고 하는데, 장모님 손맛에는 못미치겠지만 집과 회사가 아닌 출장지에서 의외의 맛집을 발견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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