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자주빛 기억 : 레너드 코헨을 기억하며
극저음의 음유시인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
내가 아는 가장 낮은 목소리를 지닌 사나이 레너드 코헨(Leonard Cohen)은 2016년 11월 향년 82세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캐나다 출신 싱어송라이터인데 가수이자 시인이기도 하다.
음유시인이란 말에 그보다 어울리는 인물도 없는 것이다. 그가 가진 극저음의 목소리는 우수와 고독으로 충만하지만, 때로는 느끼하게 들리기도 한다.
그의 가장 대중적인 곡인 "I'm Your Man"은 화장품 광고인가 분위기가 나름 에로틱한 CF의 배경음악으로 쓰이기도 했고, 남자라면이라는 상품 광고에도 흘러나왔다.
그렇게 그의 중후한 목소리는 싸게 취급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목소리는 시대의 고통과 슬픈 역사에 대한 나직한 고발이자 아픈 되뇌임이다.
슬픈 시대의 노래 "Seems So Long Ago, Nancy"
코헨의 두번째 앨범 [Songs from a Room](1969)에 수록된 적막한 포크송 "Seems So Long Ago, Nancy"는 해석이 분분한 곡이다.
매카시즘(미국의 50년대 반공산주의 광풍)에 좌파인 아버지를 잃은 Nancy라는 여인이 매춘부로 전락하게 된 비극을 다룬 곡이라는 설명도 있고, 정신병을 앓던 미혼모의 권총자살에 대한 노래라는 해석, 심지어 마릴린 먼로를 노래한 곡이라는 해석도 있다.
어쨌든 시대의 아픔을 고발한 노래이다.
It seems so long ago,
none of us were strong;
Nancy wore green stockings
and she slept with everyone.
She never said she'd wait for us
although she was alone,
I think she fell in love for us
in nineteen sixty one,
오래 전 일인 것 같다
우리는 모두 강하지 못했다
Nancy는 녹색 스타킹을 신고 모든 사람들과 잤다
그녀는 외로웠지만 결코 우리를 기다렸다고 말하지 않았다
그녀는 우리를 위해 사랑에 빠진 게 아닐까
1961년에 일어난 일이다
It seems so long ago,
Nancy was alone,
a forty five beside her head,
an open telephone.
We told her she was beautiful,
we told her she was free
오래전 일인 것 같다
Nancy는 외로웠고,
머리에 45구경 권총을 겨누었다
내려놓은 전화 수화기...
우리는 그녀에게 넌 아름답다고 말해주었다
우리는 그녀에게 넌 자유롭다고 말해주었다
.......
혁명의 시대는 갔지만 여전히 이 세계는 고통과 비극으로 가득하다
다만 우리가 애써 외면할 뿐...
그의 낮고 음울한 목소리는 빛바랜 자주빛으로 오래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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