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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휴가와 여행 중에 읽을만한 책, <행복의 지도> (1)

숑숑파 2024. 7.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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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기본 정보 (교보문고)

  • 저자 / 역자 : 에릭 와이너 / 김승욱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03일
  • 출판사 : 어크로스
  • 쪽수 : 528쪽
  • 원서명/저자명 : The Geography of Bliss/Eric Weiner
  • 분야 : 교양철학
  • 가격 : 16,200원(교보문고 온라인몰, 7월 11일 기준) 

<행복의 지도(The Geography of Bliss)>, 소개와 총평

나는 이 책을 펜데믹이 한창인 2021년 가을, 가족과 떠난 안식월 여행에서 읽었다. 
회사가 제공해준 10년 근속 기념 유급 안식월은 매우 감사한 혜택이었지만, 하필 시기가 COVID 19 펜데믹의 와중이었다. 
더 이상 미룰 수 없어 아내, 아들과 함께 제주도 한달살이에 나섰다. 제주도라고 감염 위험이 없지는 않았지만 사람 많지 않은 해변가 숙소에 처박혀 있을 요량이었다. 
 

제주 여행에서 읽은 행복의 지도


<행복의 지도>는 2008년 출간되었고, 우리나라에는 2021년 초판이 발행되었다.
전반적으로 산만하고 개인적인 인상과 단편적 지식이 나열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나 부담없이 세계 곳곳의 사는 모습과 행복에 대한 다양한 인식에 대해 교감할 수 있는 수준은 되는 책이다.
이 책은 펜데믹의 와중에 ‘행복’을 논하며, 해외여행을 가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간접적 여행 체험을 가능하게 하는 의미가 있어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스스로 여행병자라고(방랑벽 있는 사람?) 자처하는 기자 출신인 저자는 세계에서 가장 행복한 나라를 찾아나선 여행의 기록을 엮었다. 
저자는 스스로 행복학 연구자를 자처하고 방문한 나라에서 이와 관련된 학자들을 만나기도 한다. 
그러나 행복학의 이론적 토대는 미약하다. 행복에 대한 인식은 주관적이고 행복한 나라를 비교할 준거와 논리도 부족하다. 
행복한 나라의 가장 불행한 사람과 불행한 나라의 가장 행복한 사람 중 누가 더 행복할까? 넌센스이다.
 

에릭 와이너와 그의 다른 저서 &amp;lt;소크라테스 익스프레스&amp;gt;

 

서문에서 저자는 이 여행을 ‘돈키호테적 모험’이라고 썼다. 스스로 인정하듯 행복한 나라를 찾고 정의하는 것은 무모한 시도인 것이다. 
남의 나라와 비교하거나 의식할 필요 없고, 그저 그들은 이렇게도 살고 이런 삶에서 행복을 느끼는구나 하면 될 일이다. 
책에 등장하는 나라는 모두 10개국이며, 우리가 잘 아는 나라도 있지만 부탄이나, 몰도바처럼 낯선 나라도 포함되어 있다. 
몇 개 나라에 대한 인상적인 부분만 스케치 해본다.
 

행복한(?) 나라들의 행복한 단면

네덜란드

네덜란드는 따분하고 특징 없는 나라라고 생각해 왔는데 어떤 부분이 행복할까? 매춘과 일부 마약이 합법인 자유롭고 개방적인 나라…… 
그렇다면 행복은 쾌락주의와 통하는 것인가. 
그러나 저자는 네덜란드인들의 여유와 행복의 원천이 고용과 노년을 보장되는 복지혜택에 있다고 지적한다. 역시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어야 행복을 논할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네덜란드는 프랑스와 마찬가지로 이교도와 이민족에 개방적인 관용주의를 추구한다. 그러나 필자도 지적하듯이, 관용은 무관심으로 흘러갈 수 있고 불평등의 문제는 네덜란드를 포함한 모든 유럽나라의 어두운 이면이다.

스위스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중립주의 강소국인 스위스는 지상낙원일까? 
나는 13년전 신혼여행으로 스위스와 체코에 다녀왔다. 
스위스는 알려진 것처럼 정말 아름답고 꿈 같은 나라였다. 
융프라요후의 장대한 산세, 햇살에 빛나던 루체른 호수와 리기산 트래킹의 즐거움, 어디를 가도 공간은 그림 같고 거리는 깨끗했다. (그러나 퐁듀는 끔찍하게 짜고 느끼했다)
 

살면서 보았던 가장 아름다운 경치 중 하나, 리기산과 루체른 호수

 

저자는 스위스의 행복을 만족기쁨이라고 칭했다. 즐겁지만 들뜨지 않는 차분한 행복을 의미하는 것 같다. 
스위스 여행 때 손을 꼭 잡고 산책하던 노부부의 뒷모습이 연상되는 부분이다. 
그러나 만족기쁨은 권태로 변질되기 쉽다. 스위스는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안락사(또는 조력사) 허용국이고 자살률이 높다. 아름다운 자연과 만족스럽고 조용한 삶은 또다른 절망의 단초가 되는 것일까? 행복은 단순하지 않다.

부탄

히말라야 산맥과 인접한 작고 가난한 나라인 부탄의 행복은 불교과 절제로 설명된다.  
욕심을 버릴 때 행복하다는 흔하지만 비현실적인 명제인가? 
저자는 127페이지에 이렇게 썼다. ‘미국에는 행복한 사람이 거의 없지만, 모두들 끊임없이 행복에 관한 이야기를 한다. 부탄에서는 대부분의 사람이 행복하지만, 행복에 관해 이야기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다’. 행복은 잡으려 노력하고 의식하지 않아야 찾아오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와 충분을 아는 삶, 가난하지만 부탄에는 행복한 사람들이 정말 많을 것 같다.

행복의 나라 부탄의 승려들

아이슬란드

책에 소개되는 10개국 중 가장 가보고 싶은 나라는 아이슬란드이다. 
여름엔 밤에도 낮처럼 환한 백야가 지속되고, 겨울엔 낮에도 어둠이 내려앉는 신기한 날씨는 호기심을 자극한다. 
그러나 아이스란드인들에게 어두운 겨울은 절망의 뿌리가 되는가보다. 왜곡된 날씨와 고립된 섬나라 아이슬란드에는 술독에 빠져사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술이 작은 행복의 원인인 수도 있다. 필자도 술을 좋아하기 때문에 지나친 게 아니라면 술은 필요하다. 
책에 등장하는 아이스란드인은 약간의 우울증이 그 덕분에 살아 있다는 것을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행복하다는 느낌은 너무나 순간적이고, 인생의 대부분은 불행과 위기에 노출되어 있다. 아이슬란드 사람들과 어울려 술한잔 하고 싶다.   
 
(2부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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