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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ok Review] 휴가와 여행 중에 읽을만한 책, 행복의 지도 (2)

숑숑파 2024. 7.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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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 기본 정보 (교보문고)

  • 저자 / 역자 : 에릭 와이너 / 김승욱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03일
  • 출판사 : 어크로스
  • 쪽수 : 528쪽
  • 원서명/저자명 : The Geography of Bliss/Eric Weiner
  • 분야 : 교양철학
  • 가격 : 16,200원(교보문고 온라인몰, 7월 11일 기준) 

행복한(?) 나라들의 행복한 단면

몰도바, 행복은 저 너머에 있다

몰도바는 매우 생소한 나라이다. 구소련 연방에 속했던 루마니아 인접국으로 동유럽의 작고 가난한 나라이다. 
최근에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몰도바는 우크라이나인들의 피난국이자 러시아의 다음 타겟이 될지 모른다는 소식으로 알려졌다. 

몰도바 편의 제목은 ‘행복은 여기 아닌 다른 곳에 있는 것이다’이다.  
엄청한 매니아들을 만들어낸 오래된 미국 미스터리/공포 TV시리즈물인 ‘X-File’의 한 유명한 대사와 비슷하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다(The Truth is out There)’. 

 

The X-Files 포스터 (TV Series 1993–2018)


행복은 저 너머에 있는 잡히지 않는 것이다 정도로 읽힌다. 그런데 몰도바만 그렇겠는가. 

영국, 행복 ‘그까이꺼’ 신경 꺼라

영국인들은 문화적 자긍심과 우월감이 커서 미국인들을 무시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행복에 대한 영국인들의 생각은 어떠할까?
저자는 영국인들이 ‘행복은 미국산’이고 유치하고 철 없는 생각으로 치부한다고 주장한다.
본심을 숨기고 냉소적인 사람들이 많은 영국인의 특성상 행복에는 관심이 없고, 인생은 그럭저럭 살아가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한다. 
읽고보니 현실적이고 정답 같다. 

그리고 영국편에는 이 책에서 가장 인상적인 문구가 등장한다. 
캐나다 작가 로버트슨의 말인데, ‘행복하지 않다면, 행복에 관한 걱정을 그만두고 자신의 불행에서 뽑아낼 수 있는 보물이 무엇인지 찾아보는 편이 더 낫다’.
행복해지겠다고 발버둥처 보아도 소용없는 것이 인생인 것이다.

인도, 행복보다 한 차원 높은 어떤 경지 

동양의 행복론은 어떠할까. 행복은 다분히 즉물적이고 현세적인 서양적인 개념이다. 
저자는 인도인들의 행복관이 종교적 뿌리와 연결되어 체념과 깨달음에 가깝다고 본다. 
책에 나오는 어느 인도인의 말처럼 “좋아, 최선을 다했으니까 이제 우주에게 결정을 맡기자”.
그들에게 인생과 행복은 인과론적이고 결정론적인 것이 아닌 예측 불가능하고, 우연적인 섭리인 것이다. 

개인적인 실패에서 세상은 별 게 아니라는 체념이 생길 때 오히려 행복해 질 수도 있다. 무아와 환상, 명상과 깨달음은 단순하고 순간적인 행복감 이상의 경지를 향한다. 
여전히 불합리한 제도가 남아있고(카스트 등) 서구적 시선에서 볼 때 낙후된 나라인 인도가 최고의 IT 선진국이자 강대국으로 성장하는 것은 이런 안락한 숙명론과 스케일 큰 세계관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미국, 가장 통속적인 행복과 불행으로 넘쳐나는 나라 

온갖 쾌락과 대중문화, 자본주의의 상징인 미국은 (현실적으로) 행복한 나라이다. 
그러나 악하고 부패한 나라이기도 하다. 미국의 행복지수는 낮은 편이라고 한다. 
저자가 지적하듯이 풍요롭지만 영적으로 굶주인 나라인 것이다. 

 

유토피아로 가는 길이 있을까


미국은 지상낙원이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유토피아에는 두가지 뜻이 있다고 하는데, ‘좋은 곳’과 ‘어디에도 없는 곳’이 그것이다. 
미국은 좋은 곳이지만 어디에도 없는 천국은 아닐 것이다. 
그런데 천국에서는 마냥 행복할까? 지지고 볶고 울고 웃는 세상, 행복은 저 너머가 아닌 여기에 있는 것이다.

 

몰도바의 아이들, 행복은 여기에 있다

책을 덮으며

행복은 우리가 말하지 않아도 어깨에 내려앉는 나비와 같다(영국편 중)

 

저자가 강조하듯 행복은 그 자체로 목적이 아닌, 무의식 중에 찾아오는 부수적인 효과이다. 
살다보면 그 과정에서 느끼는 것이지 행복 자체를 추구하며 사는 것은 의미가 없다. 
오히려 결과가 나오면 잠시 행복하고 성취감을 느끼지만 현타와 허무함이 도래할 수도 있다.
그런 측면에서 행복은 안하던 짓을 하고 모르는 걸 시도하는 와중에, 그 긴장과 스트레스 속에 찾아오는 놈일 것이다. 

마지막으로, 행복에 대한 이 다양하고 깊은 저자의 시선에 우리나라는 어떻게 비추어졌을 지 궁금하다. 
행복도 불행도 정신없이 빨리 느끼고 잊어버리는 나라라고 보았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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