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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정공간] 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 소개

숑숑파 2024. 5.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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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 리스너와 독서가들의 천국

 

2층에서 필름 카메라로 찍은 카메라타 내부 모습

 
위치 : 경기 파주시 탄현면 헤이리마을길 83
유튜브 채널(추천음악 방송) : https://www.youtube.com/watch?v=Z2F_AO9W_dA
블로그(이벤트 일정 확인) : https://blog.naver.com/h_camerata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musicspacecamerata/
 

음악감상실 카메라타 공간 소개

황인용뮤직스페이스카메라타는 파주 헤이리마을 안에 위치한 음악감상실이며 카페이자 소규모 연주가 가능한 작은 무대이기도 하다.
라디오 프로그램 영팝스의 DJ로 유명한 방송인 황인용님이 1997년에 오픈했고 올해로 파주에서 운영한 지 20주년이 된다고 한다.
음악을 접할 수 있는 채널이 제한적이었던 198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필자에게 영팝스는 최신 팝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경로였다.
현재 여든살이 훌쩍 넘으셨지만 멋진 중년 신사 같은 모습을 잃지 않고 손님들과 대화하시는 모습을 보면 저렇게 늙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된다.

인터뷰 중인 황인용님 (카메라타 네이버 페이지 공개)

 

카메라타(Camerata)라는 이름은 사진을 떠올리게 하지만, 16세기 이탈리아 예술가 집단의 이름이라고 한다. 예술인들과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아지트처럼 드나드는 곳이라는 점에서 이름과 공간의 매칭도 훌륭한 것 같다.
아니 거창하게 말할 것 없이 그냥 음악이 좋은 편안하고 모던한 카페로 생각해도 된다.

입장료는 성인 기준 만오천원으로 부담이 될 수 있지만 커피 리필이 가능한 음료와 카페에서 집적 구운 것 같은 맛있는 머핀이 제공된다는 점, 그리고 무엇보다 최고 수준의 음질과 음향을 즐길 수 있는 오디오 시스템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 든다.
우리나라에 이곳처럼 고풍스럽고 웅장한 모습의 명품 오디오 기기와 수만장의 음반들을 갖추고 있는 감상실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주로 주말 저녁이면 말도 안되게 저렴한 입장료로 실내악, 독주, 재즈 공연을 즐길 수 있다.
 
신청곡을 주문할 수 있는데 클래식과 재즈 장르라면 (연주자가 다를지 모르지만) 거의 들려주는 편이다.
테이블마다 놓인 귀여운 몽당연필로 메모지에 신청곡을 적어 앞쪽 보드판에 올려두면 황인용님이 확인해서 틀어주신다.
내가 신청한 음반을 직접 들고 나와 보드판에 올려두시고 신청곡명을 적으시는 모습을 보면 뿌듯해지기 마련이다.
비오는 가을 어느날 여기에서 들었던 드보르작의 첼로협주곡 2악장은 아직도 귓가에 맴돌고 있다.

필자가 신청한 드보르작의 첼로 협주곡

 

접근성이 문제인데, 파주에 사는 필자에겐 편하게 방문하기 좋으나 서울이나 경기 남부권에서 오기엔 부담이 클 것이다. 임진각이나 헤이리마을, 파주 아울렛 등 인근 명소를 방문하며 들러보는 것을 추천한다.

 

파주의 가을에 어울리는, 침묵 속에서 교감하는 공간

카메라타의 아늑한 자연광 조명 (카메라타 네이버 페이지 공개)

 

이곳의 높은 층고와 편안한 의자와 소파, 밖의 자연광을 간접조명으로 써서 적당히 어둡고 눈이 편한 조명도 안락하다. 노출 콘크리트 위주의 심플한 인테리어 역시 고풍스런 오디오 시스템과 잘 어울린다.
카메라타는 수다를 떨기 위한 사람들이나 고급 음료와 베이커리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적합하지 않은 공간이다.
음악을 들으며 책을 읽거나 글을 쓰려는 사람들, 사색하거나 잠깐의 휴식을 가지려는 사람들, 동행자와 대화보다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대부분의 사람들이 스피커쪽을 바라보며 앉는다) 침묵 속에서 교감하기를 원하는 사람들에겐 너무나 편안한 공간이 될 것이다.

카메라타 외부 모습 (카메라타 네이버 페이지 공개)

 

아이가 없었던 신혼시절 주말 오후면 아내와 자주 방문해서 음악을 듣고 책을 읽으며 속삭이듯 대화하던 소소한 추억은 신혼의 사진첩처럼 잘 간직되어 있다.
카메라타는 주인장의 건강을 기원하게 하는, 앞으로 긴 세월 이 모습 그대도 존재하기를 원하게 되는 공간이다.
은퇴 후 경제적으로 허락이 된다면 이런 음악감상실을 운영하며 좋은 음악을 들으며 인생의 황혼기를 보내고 싶은 소망이 있다.
카메라타는 필자에게 황혼의 꿈과 같은 공간인 것이다.
그리고 만약 집이나 병원이 아닌 공간에서 낮잠을 자듯 숨을 거둘 수 있는 곳을 고르라면 나는 여기를 선택하겠다.
너무 과한 칭송인가? 그만한 가치가 있는 아름다운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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