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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여름의 공포영화 추천 (2), 인비저블맨(The Invisible Man)

숑숑파 2024. 8.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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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적 영화집단 ‘블룸하우스’와 다재다능한 혁신가 리 웨넬이 만든 명품 스릴러  

영화 인비저블맨 포스터(출처 : 네이버영화)

 

올해 여름에 본 공포영화는 너무 심각하게 무섭거나 잔인한 작품들보다는 ‘뒤끝’ 없고 적절히 쪼여주는 스릴러 계통으로 골랐다. 이런 특징에 잘 부합하면서 비교적 최근작인 영화 [인비저블맨](2020)은 가슴을 옥죄어오는 긴장감이 압권인 깔끔한 심리 스릴러물이다.
 
제작 및 배급은 유니버설 픽처스에서 맡아 이 영화는 독립영화는 아니지만, 제작비 700만 달러로 비교적 저예산 영화이다. 
영화 정보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제작사로 참여한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스’이다.  

블룸하우스 프로덕션스의 대표작들(출처 : 스포츠월드)

 

2000년 제이슨 블럼이 설립한 미국의 공포/스릴러 영화 전문 제작사로 영화 [겟 아웃], [어스], [업그레이드] 등 독특한 스릴러/공포 영화를 만들어내어 매니아들의 추앙을 받고 있는 천재적인 영화집단이다. 이 영화에서도 블룸하우스 특유의 스토리라인과 어둡고 불안한 분위기가 잘 드러난다. 
 
감독과 각본을 맡은 호주 출신 리 워넬(Leigh Whannell)은 역시 블루하우스에서 제작한 명작 [업그레이드](2018)의 감독이며, [아쿠아맨(2018)]에는 파일럿 역을, [쏘우](2005)에서는 주인공 아담 역을 연기하기도 한 다재다능한 인물이다. 

영화 [쏘우]에서 아담역으로 출연한 리 워넬


주연은 드라마 [매드맨], 영화 [어스] 등에 출연했던 엘리자베스 모스(Elisabeth Moss)로 강박증에 시달리는 듯한 불안과 분노를 열연한다. 그리고 마지막 반전에서 그녀의 오싹한 표정도 압권이다.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투명인간과 나약한 인간의 복수극

영화 도입부는 주인공 세실리아가 해변의 외딴 저택에서 몰래 탈출하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남편 애드리안의 폭력과 감금으로부터 도망쳐 친구이자 형사인 제임스 집에 은신해 있는 세실리아에게 여동생이 찾아오고 남편의 사망 소식을 알린다. 남편은 투명인간 수트를 제작하는 저명한 광학 전문가였다.
그리고 변호사인 남편 동생이 그녀에게 유산 500만 달러가 입금될 거란 사실을 알려준다.
 
제임스의 집에서 의문의 불이 나고, 현관문 저절로 열리고, 잃어버린 신경안정제 약병이 다시 놓여있는 등 본격적인 투명인간의 공포가 시작된다. 
세실리아는 트라우마에 시달리며 투명인간과 힘겹게 싸워간다. 그녀는 친구 딸을 때린 것으로 오해 받아(투명인간으로 변한 애드리안의 소행) 제임스의 집에서 쫓겨날 위기에 처하기도 한다.
세실리아는 남편에게 전화를 걸고 천장 다락방에서 벨소리가 울리자 남편이 있다고 확신하여 천장 다락방에 올라간다. 
여기서 아주 참신하면서 화들짝 놀라게 하는 명장면이 등장한다. 세실리아가 하얀 페인트를 허공에 뿌리자 투명인간 모습이 일부 노출되는 장면이다(광학적으로 투명소재가 페인트에 반응하는지는 모르겠지만)
 
보이지 않는 남편과 격투 끝에 주인공은 자신의 집에 돌아가 남편의 연구실에서 투명인간으로 변신하게 하는 광학수트를 찾아 챙겨온다.
이 사실을 알리고자 동생을 만나게 되는데 여기서 이 영화가 공포영화가 맞다는 걸 증명하는 충격적인 장면이 나온다. 허공에 뜬 칼이 동생의 목을 베고 동생이 그자리에서 숨을 거두는 것이다.
범인으로 몰려 정신병동에 감금되어 수사를 받던 그녀는 임신 사실을 알게 된다. 남편의 동생인 변호사는 범죄자가 되면 유산 지급이 취소된다는 사실을 전하고 형에게 돌아가 아이를 낳으라고 권한다.  
 

불안과 복수심을 잘 표현한 엘리자베스 모스의 오싹한 표정연기

 

세실리아는 병동을 탈출하려 하지만 여기까지 잠입한 투명인간 남편이 이를 막고 경찰들을 제압한다. 필사적인 사투 끝에 경찰의 총으로 투명인간을 죽이는데, 마스크를 벗기니 남편의 동생 변호사의 얼굴이 드러난다. 돈을 노린 변호사가 형을 감금하고 수트를 뺏어 범행했다는 설정인데, 세실리아는 남편이 이를 주도했다고 믿고 복수를 계획한다. 
세실리아는 풀려난 남편과 재회하고 챙겨놓은 투명수트를 몰래 입고 남편을 죽이면서 영화는 끝난다. 

상투적 캐릭터의 차별화에 성공한 또 하나의 명작 스릴러

이 영화는 ‘투명인간’이라는 상투적이면서도, 자극적인 소재를 스릴러적으로 잘 다루고 있다.
투명인간 캐릭터는 1933년의 고전영화 [투명인간(The Invisible Man)], 조지 웰스의 소설 [The Invisible Man](1897) 등 환타지와 공포물의 소재로 자주 사용되어 왔다. 
보이지 않는 사람이 접근해오고 내 방에 숨어있다는 설정, 은밀한 관음증과 변태적 상상을 최고수위로 끌어올릴 수 있는 캐릭터가 되기도 하지만 그만큼 상상의 한계는 뻔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투명인간이 그리 압도적인 괴력이 있지 않고 수트만 벗기만 인간일 뿐이라는 설정으로 소재의 상투성을 잘 극복해내었다. 그리고 여주인공의 복수로 꽤 충격적인 반전을 잘 그려내어 흥미로운 결말을 만들어낸 수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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