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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 La La Land, 2016

숑숑파 2024. 5.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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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열정을 떠올리게 하는 달콤쌉싸름한 로맨스

영화 라라랜드 포스터, 출처 : 네이버 영화

[영화 개요]

- 감독 : 데미언 셔젤

- 출연 : 라이언 고슬링, 엠마 스톤

- 장르 : 뮤지컬, 로맨스, 드라마

- 개봉일 : 2016.12.7

- 상영시간 : 127

- 등급 : 12 관람가

- 총관객수 : 376만명

 

뮤지컬? 로맨스? 통속적 드라마? 재즈의 불협화음 같은 영화

"이 영화를 내려주신 신께 감사함을 느낄 영화"라고 톰 행크스는 이 작품을 극찬했다. 2016년 개봉 이후 4차례나 재개봉될 정도로 스테디셀러이자 명작의 반열에 올랐다.

영화는 뮤지컬의 형식을 빌려왔는데, [맘마미아]나 [레미제라블]처럼 전면적으로 연출되지 않고 초반부 주인공들의 스윙댄스 장면 등 약간의 환타지적 요소들을 곁들여 몇 장면 등장한다.

뮤지컬 영화라기 보다는 로맨스물인데, 그리 달콤한 스토리는 아니다.

알려진 바와 같이 “라 라 랜드"의 뜻은 로스앤젤레스의 별명이자 '현실과 동떨어진 어떤 곳'을 의미하기도 하는데, 주인공들이 현실적인 LA 도시남녀의 모습 같기도 하고, 또 신기류와 같은 열정을 쫓는 비현실성을 복합적으로 반영하는 것 같다.

 

감독은 데미언 셔젤로 전작 [위플래쉬](2014)의 성공으로 이 영화 제작에 탄력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작도 재즈음악과 비타협적인 열정에 대한 이야기로 이 영화와 맥이 닿는다.

위플래쉬는 주인공인 드러머의 피나는 연습장면과 함께 주인공과 교수의 시종일관 이어지는 긴장 관계가 스릴러처럼 느껴지는 독특한 작품이었는데, 이 영화 역시 단순하지 않다. 환타지를 가미한 뮤지컬적인 요소가 등장하다가, 진부한 연애 스토리로 가다가, 마지막은 사랑과 열정에 대한 꽤나 깊은 울림을 전달한다.

장조와 단조를 넘나들고 불협화음까지 뒤섞이는 프리 재즈 한 곡 같은 느낌이다.

우리가 잃어버린 열정을 붙잡고 사는 인생에 대해

세바스찬(라이언 고슬링)은 실력 있는 건반 연주자로 트렌드에 맞는 돈이 되는 음악보다 정통 재즈를 고집하는 뮤지션이며 정통 재즈바를 운영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는 돈을 벌기 위해 결혼식 등 행사에 알바 연주자로 참여하거나 술집에서 연주한다. 미아(엠마 스톤)는 메이저 영화 제작사 스튜디오 안의 카페에서 일하는 배우 지망생으로 오디션에 번번이 떨어져 꿈을 포기하려 한다.

두 주인공은 취향도 다르고 서로에게 큰 매력을 느끼지도 않았지만 이런 처지에서 동질감을 느끼며 사랑을 키워간다. 두 사람이 연인으로 발전하는 데 있어 또 하나의 중요한 매개는 스윙 재즈이다.

아는 재즈를 좋아하지 않지만 배우 지망생답게 세바스찬과 함께 스윙 댄스를 추고 유명한 주제곡이 된 슬로우 스윙재즈 곡인 “City of Stars”를 듀엣으로 함께 부른다.

 

모든 로맨스 영화들이 그렇듯 둘의 사랑은 순탄치 않다. 각자의 꿈을 이루지 못하는 조바심과 현실의 벽으로 인해 두 사람은 사소한 오해로 실망하여 헤어지게 된다.

세바스찬은 오디션 결과가 좋아 제작자가 미아를 찾는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고 고향집에 머물고 있는 미아에게 찾아간다.

그는 미아가 꿈을 이루는 것을 결정적으로 도왔고, 둘의 관계가 다시 좋아지나 기대하게 하지만 다시 사랑이 맺어지지는 못한다. 미아는 유명한 배우로 성공하여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되고, 세바스찬은 그의 꿈인 재즈바를 운영하게 된다.

 

세바스찬과 미아라는 주인공들의 이름은 현실의 흔한 이름보다는 소설이나 뮤지컬 주인공 이름 같은 느낌이다. 영화는 지극히 현실적인 삶과 관계를 다루지만 그들은 인생이라는 무대의 연기자 같은 모습으로 춤을 추고 노래 한다.

 

세바스찬을 연기한 라이언 고슬링은 주인공 캐릭터와 찰떡처럼 맞는 캐스팅이다.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배우인 라이언은 2004년 로맨스 영화 [노트북]의 주인공으로 주목을 받게 된 연기파 배우이다. 2011년작 [드라이브]와 [블레이드 러너](2017)에서 나를 사로잡은 그의 우울한 표정과 슬픈 눈빛, 그리고 절제된 연기는 이 영화에도 잘 살아 있다.

평론가 이동진은 “동양에 양조위가 있다면 서양에 라이언 고슬링이 있다”고 평가할 정도로 그는 고독하고 우수에 찬 남자의 내면을 잘 그려내었다.

미아로 분한 엠마 톰슨 역시 화려한 외모는 아니지만 사랑스럽고 애잔해 보이는 주인공 캐릭터를 잘 소화해 내었다. 두 주인공의 캐스팅과 연기만으로도 이 영화는 성공적이었던 것이다.

아련한 미소에 담긴 열정과 사랑의 의미

단순하지 않은 영화의 주제와 메시지를 한마디로 정의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 하지만 여주인공 미아가 남주인공 세바스찬에게 한 말을 통해 이 영화는 열정과 사랑의 관계에 대해 말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당신은 열정이 있는 사람이잖아. 사람들이 열정이 있는 사람에게 끌리는 건 바로 그들이 잃어버렸다고 생각했던 것을 그 사람에게서 발견하기 때문이야".

우리 인생은 꿈과 열정을 추구해야만 (그것을 이루지 못할지라도) 의미와 행복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고, 그 열정을 알아주고 교감할 때 더 깊은 사랑이 성립된다는 것은 아닐까?

 

그러나 열정과 사랑이 꼭 함께 가지 않을 수 있고, 서로의 열정을 찾아 결별한 두 주인공처럼 자신의 열정에 집중하기 위해 사랑을 포기하기도 한다는 것……

세바스찬과 미아는 열정과 꿈을 이루는 데는 성공하지만 사랑의 결실은 맺지 못한다. 그러나 사랑의 결말이 결혼해서 아이 낳고 행복하다 싸우고 지루해지고 하는 그런 뻔한 관계가 아니라, 맺어지지는 못했지만 ‘나의 열정과 꿈은 당신이라는 존재와 당신에 대한 사랑의 힘으로 실현된 것’이라고 고백할 수 있다면 더 의미 있는 결말은 아닐까?

재즈바에서 재회 후 말 없이 헤어지는 마지막 장면에서 세바스찬과 미아가 지어보이는 아련한 미소는 그래서 너무나 세련되고 감동적인 엔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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